여름의 뜨거운 더위속에 그 할아버지의 기억이 잊혀저 갈 무렵, 그 분이 다시 나타나셨다.
마지막으로 본 후, 한 달 반 정도 지난 어느날 이었던 것 같다.
볼 일이 있어 평소 아는 사장님 가게에 들렀는데, 그곳에 바로 그 할아버지가 앉아 계신것이 아닌가!
조금 놀란 표정으로 우리는 서로를 바라 보았고 이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.
그 사장님께 얘기를 들었는데, 할아버지는 근처에 맘에드는 집을 찾으셔서 다음주에 계약하신다고 했단다.
그런데 새로 사시기로 한 집의 주인은 3달 정도 뒤에 집을 비워주고 나갈 수 있고 그 할아버지는 지금 사시는 곳을 1주일 내에 비워주셔야 한단다.
그래서 지금은 3달 정도 단기 거주할 저렴한 방을 찾고 계시단다.
사징님과 함께 여러 매물을 고르고 그 중에서 단기거주 가능한 물건을 어렵게 찾아서 다음주에 이사 올 수 있도록 연결해 드렸다.
할아버지는 고맙다며 가게를 나서면서 말씀하셨다. "구매하기로 한 그 집은 다음주에 계약하자고..."
한 주가 지났고 그 할아버지는 단기 월세방으로 이사를 오셨다. 그러나, 맘에 들어서 구매 하시겠다는 그 집의 구매 계약서는 쓰지 않았다.
매번 다음주에는 계약하자고 입버릇처럼 말씀을 하시지만, 일주일이 지나고 또 다른 일주일이 지나도 계약서는 쓰지 않으셨다.
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서 단기 계약한 방의 계약기간도 한 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. 그러나 여전히 그 할아버지는 맘에 들어하셨던 그 집 구매 계약서를 쓰지는 않으셨다.
한 달 뒤면 단기 월세도 비워줘야 하는데, 맘에 들어한 그 집은 계약도 안하시고...
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.
혹시, 처음부터 집을 구매할 자금이 없으신 건 아니었는지 그리고 월세 보증금도 없으셔서 보증금없이 단기 임차를 하신 건 아닌지라고 불안한 추측을 해 본다.
갑자기 머리가 아파온다.
할아버지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... 이런저런 추측은 가능하지만 진실을 알 수는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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