점심 후, 찾아온 식곤증으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어느 따스한 봄날이었다.
그때, 깔끔한 옷차림의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셨다.
그 분의 머리카락은 단정하게 왼쪽 가르마를 타서 빗어 넘겨져 있었다.
집 사려고 하는데, 옥상이 있어야 해.
그동안 아파트에 살았는데, 이제는 팔고 주택으로 이사하려고. 옥상에 조그마한 텃밭 만들어서 꽃도 심고 상추도 심으려고.
할아버지가 원하는 집을 고르고 골라서 두 집 정도를 후보로 뽑아 보았다.
우리 둘은 문을 나서서 집을 보러 나갔다.
첫 번째 집은 옥상이 넓고 좋았다. 그 집 주인은 거기에 화초와 야채등을 가꾸고 있었다. 옥상은 맘에 들었다. 그러나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좁고 가파랐다. 그래서 이 집은 땡.
두 번째 집은 옥상으로 가는 계단도 양호하고 옥상도 깔끔했다. 그런데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난간이 조금 낮았다. 그래서 또땡.
그렇게 두 집을 함께 둘러본 후에, 할아버지는 약속이 있어서 가 봐야한다고 다음에 다시 오시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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